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수입기업의 원가와 관련된 수입물가가 넉 달 만에 상승으로 전환했다. 10월 16일 에너지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06.3원에서 1359.0원으로 3.4% 내려갔지만, 유가 상승분을 모두 상쇄하지는 못했다. 수출물가는 두 달째 하락해 수출입 가격의 방향이 엇갈렸다.
수입품 전체가 일제히 비싸진 것은 아니다. 원재료 물가는 전월보다 9.6% 상승했고, 그중 광산품은 10.8% 올랐다. 반면 자본재는 2.4%, 소비재는 2.3% 하락했다. 보도에 인용된 한국은행 설명은 원유를 포함한 광산품의 비중이 수입물가에서 크기 때문에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도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환율 하락이 왜 원화 강세를 뜻하는지는 표시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은행의 일반 정의에서 환율은 외국 통화를 한 단위 얻으려고 자국 통화를 얼마나 지급하는지를 나타낸다. 이 정의를 원·달러 환율에 적용하면, 환율 하락은 같은 달러를 얻는 데 필요한 원화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는 통화 사이의 교환비율에 관한 설명이다. 외화로 표시된 상품가격 자체의 변동까지 나타내는 개념은 아니므로, 환율의 방향과 상품가격의 방향을 구분하는 것이 이번 보도를 이해하는 출발점이다.
수입가격 변화가 소비자가격에 언제 반영되는지도 별개의 질문이다. 호주중앙은행의 일반 해설은 환율 변화가 경제활동과 물가로 전달되는 데 시차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호주에서는 수입품을 자국 통화로 판매하는 기업이 비용 변화를 판매가격에 언제 반영할지 결정하며, 환율 움직임이 되돌아갈 가능성 때문에 가격 조정을 미룰 수도 있다. 가격이 바뀐 뒤에도 가계와 기업의 지출 조정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를 참고한 해석은 수입단계 가격과 최종 판매가격의 조정 시점을 구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해설이 한국의 가격 반영 시점이나 인상 폭을 확인해주는 것은 아니다.
교역조건 개선은 수입물가 반등과 함께 나타났다. 보도에서 수출가격 상승률은 43.2%, 수입가격 상승률은 14.2%였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로 살 수 있는 수입상품의 양을 나타내므로, 수출입 가격의 상대적 움직임이 중요하다. 수출물량 증가까지 반영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216.70으로 전년 동월보다 65.6% 상승했다. 수입가격 상승에도 수출을 통한 실질 구매력은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앞으로의 수입물가는 확정된 결과와 구별해야 한다. 이흥후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10월 중순까지 환율과 국제유가가 전월보다 내려간 점을 근거로 10월 수입물가에 하락 압력이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월간 수입물가가 이미 하락했다는 발표는 아니다. 그는 중동 전쟁의 전개에 따라 국제유가가 다시 움직일 수 있다는 불확실성도 함께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