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고파는 시장참가자들이 마주한 환율은 장중 1,331.00원까지 내려갔다. 오후 3시29분께 기록한 이 가격은 올해 최저이자 2024년 10월 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마감 무렵 일부 외국계 기관의 달러 매도가 집중됐다. 확인된 수치는 장중 저점이며, 이날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17.00원이었다.
출발부터 하락 일변도였던 것은 아니다. 1,340.00원으로 시작한 환율은 오전 10시21분께 1,348.00원까지 올랐다. 전일 코스피 급락에 따른 커스터디 달러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후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남은 회의의 결정을 미리 제시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시장은 이를 다소 완화적으로 받아들였다. 글로벌 달러 약세와 함께 달러-원도 하락으로 돌아섰다.
주식·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의 거래 방향이 달러-원 하락과 맞물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9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해 3천6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보도는 이를 환율 하방 요인으로 설명했다. 통화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달러 선물을 약 1만7천500계약 순매도했다.
환율 하락을 원화 가치로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 한국은행의 일반 정의에 따르면 환율은 외국 통화를 얻는 데 필요한 자국 통화의 양으로, 두 통화의 상대 가치를 나타낸다. 이 정의로 해석하면 달러-원 하락은 같은 달러를 얻는 데 필요한 원화가 줄어드는 방향이다. 달러 가격의 하락과 원화 가치의 상승이 함께 표현되는 이유다. 이는 두 통화 사이의 교환비율에 대한 설명으로, 환율 숫자가 내려간다는 표현을 원화 자체의 가치가 낮아졌다는 뜻으로 읽으면 방향이 뒤바뀐다. 또 환율은 외환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므로, 달러 매도는 시장에 달러를 내놓는 공급 측 거래로 이해할 수 있다.
정책 관련 발언이 실제 결정에 앞서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유는 기대와 거래가 연결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뉴스가 시장참가자의 기대를 바꾸고, 그 변화가 단기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환율 상승을 예상한 참가자들이 외화를 미리 사면 수요가 늘어 실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원리다. 이를 바탕으로 한 해석에서는 발언의 문구 자체와 시장이 그 문구를 받아들여 실행하는 거래를 구분해야 한다. 기대가 가격에 반영되는 것과 미래 정책이 확정되는 것은 별개다.
당일 하락을 이후 경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외환딜러들은 호가가 얇아 방향 판단이 어렵다고 평가했다. 전일까지 인공지능 관련 불확실성이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진단도 나왔다. 오전 매수의 배경을 전일 외국인 주식 매도와 연결한 설명 역시 딜러의 추정이다. 보도 시점에는 이날 밤 미국 9월 수출입물가지수와 산업생산 발표가 예정돼 있었다.
